겉보기엔 평범한 부부가 전화로 상담을 요청하셨습니다.
부인의 하소연은 끝이 없었고 결국 부부는 상담실을 찾았습니다.
중소기업의 간부인 남편은 언제부터인가 부인을 의심하기 시작했습니다.
회사에서 일을 하다가도 아내가 무엇을 하는지 궁금하여 견딜 수가 없습니다.
남편이 회사에 있는 동안 아내는 몰래 남자를 만나러 나가는 것같습니다.
나이에 비해 동안인 아내는 남자들이 좋아할 성격입니다.
아내의 소탈하고 아무나와 잘 어울리는 성격이 좋아 결혼했는데,
살다보니 다른 남자들도 아내의 그런 성격을 좋아할 것같습니다.
가끔 부부동반으로 친구들과 만나면 아내는 자신의 친구들과도 잘 어울립니다.
남편 친구가 주는 술도 잘 받아 마십니다.
남편은 너무 화가 납니다.
자기를 배신하고 다른 남자를 만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당장 죽여버리고 싶습니다.
아내는 너무 괴롭습니다.
결혼 초부터 남편이 자신에게 유난히 집착하는 것같았지만,
그건 자기를 너무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아이들을 낳고 바쁘게 살다보니 그럭저럭 세월이 흘렀습니다.
이제 중년이 되어 친구들도 만나고 싶고 동창모임에도 나가고 싶습니다.
그러나 남편의 의심 때문에 문 밖을 나가기도 힘듭니다.
잠자리에서도 아내의 몸을 구석구석 살핍니다.
아내는 남편과 부부관계하기도 싫어졌습니다.
이제 부부로 함께 사는 것이 너무 괴롭습니다.
전형적인 의처증입니다.
의처증 또는 의부증은 고칠 수 없다는 말도 있습니다.
그러나 증상이 생긴 원인을 알고 원인이 되었던 고통스런 사건을 해결해 주면 증상은 차츰 나아집니다.
위의 부부는 상담실을 찾는 부부 중 한쌍입니다.
매우 많은 부부들이 의처증과 의부증으로 시달리고 있습니다.
일단 의처증으로 보이는 남편에게 왜 그런 증상이 생겼는지를 진단해 보았습니다.
어린 시절... 자신의 친어머니가 자신과 누이동생을 두고 도망간 사건이 있었습니다.
어느날 자고 일어나 보니 엄마가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어른들이 집 마당에 모여 수군거렸고, 아버지는 방에서 담배만 피우고 계셨습니다.
동네에 나가면 어른들이 손가락질을 했습니다.
어떤 분은 '가엽다'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습니다.
아버니는 이듬해 새어머니와 재혼을 하셨습니다.
새어머니는 아이를 낳지 못하는 여자였습니다.
그러나 자신을 두고 떠나버린 엄마가 너무 미웠습니다.
최면을 통하여 남편의 무의식 중에 자리잡고 있는 친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비록 남매를 버리고 떠난 엄마였지만, 남편의 무의식에는 엄마에 대한 그리움이 가득 차 있었고,
엄마가 떠나버렸듯이 아내도 자신을 두고 떠날 것같은 두려움이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시어머니가 남편의 생모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남편이 생모에 대한 그리움으로 인해 자신을 괴롭혔다는 것을 알고 아내는 남편을 바라보는 시각이 바뀌었습니다.
남편의 고통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최면치료를 통하여 생모를 만나서 하고 싶었던 말을 모두 한 후 남편은 한결 편안해졌습니다.
친어머니가 당시에 갑자기 떠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도 어렴풋이 생각이 떠오르며 어머니를 용서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아내와 어머니를 연관 짓지 않게 되었습니다.
더 이상 아내를 의심하지 않게 되었고, 부부는 다정하게 손을 잡고 상담을 마무리 했습니다.